2016.12.12 16:16
12월의 노래(이해인수녀)
하얀 배추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준비를 해요
단 한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해
헛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않고는
아무도 사랑할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한겨울 추위속에
제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맛이 들게
참고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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